싸이 홈피들을 둘러보다가.
자신의 일상을 엣지있게 꾸며 놓은 홈피, 소소하게 행복을 전하는 홈피,
반면에 은유와 몽환의 도가니인 홈피들도 많고,
한국에 사는건지 외국에 사는건지 헷갈리는 홈피들도 많고.
보다보다보다보니 씁쓸한거다.
그저 한국이 그리워서, 지인들이 그리워서 둘러보는 홈피에는
한국의 모습이나 내가 보아왔던 그들의 웃는 모습이 아닌,
조작되고, 억지스러운 모습들이 더 많았던듯.
나도 20대 초반엔 카페에서 커피와 베이글을 물고 다니느것에
어른 티를 내며 뿌듯해 했던 한 때가 있었으나,
글쎄, 그런 분위기가 제법 넓은 세대에 걸쳐 '만연'해 있다는것이
바람직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는거다.
커피가 질리고, 캠퍼스내에 있었던 다향만당(전통 찻집)이 좋아지면서
친구들을 데리고 (강제로) 그곳에 가면,
발랄한 분위기는 찾을 수 없고, 그들도 어색해하는 분위기.
뭔가 잘못 찾아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듯 했다.
그 나이가 되도록 차 문화를 경험을 못해봤으니 그럴법도 했다.
그런데 왜 그 나이가 되도록 어색할 정도로 그 문화가 부자연스러워야 했을까?
그래.. 이건 뭐 취향 문제니까 패스.
모두가 신기해 하며 찾아간 곳은 영문자 가득한 레스토랑이나 카페,
고급스런 공주풍의 인테리어 앞에서는 셀카,
뭔가 새로운듯한 문화는 내가 먼저 발견해야 한다는 이상한 심리,
옷은 명품이어야 하고, 여행은 발도장만 찍는것으로도 만족,
심지어 국산 브랜드의 그 무엇도 혀 꼬부라지는 이름이 아니면 안 팔리는지...
왜 그들은 구태여 한국이라는 땅에서, 구태여 어렵게 살아가는건지 잘 모르겠다는.
아마 그만큼 한국이라는 곳이 그저 외국스런 문화에 많이 길들여지고 물들여져서
대체 한국다운 모습이나 생활은 찾아 볼 수 없게 되었을지도.
또 한국의 문화는 발전되지 않고, 그저 옛스러움만 보존되어져서
지금 세대와의 격차를 줄이기에 너무 늦어버린걸지도.
아니면, 이미 오래 전부터 옛 생활 습관에는 '구식'이라는 말을 붙이면서 스스로 비하하는 통에,
옛 우리 문화와는 스스로 단절이 되었을지도.
외국 생활 5년차라고 다른 시각을 갖게 되었다는건 아니고,
좀 멀리 떨어져있다보니, 외국인의 시각으로도 한국을 조금은 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 답답한 마음이 잘 표현되지 않지만,
어쨌든, 갑자기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모두 좀 아파보이긴했다.
정신적으로 많이 아프고, 정체성이 많이 상실되어있는것처럼 보였다.
이 곳 사람들과 한국적인것을 공유하고 싶어도, 대체 소개해 줄 만한 좋은것이 생각이 안난다.
한복이나 한국 음식들, 하회탈, 기타 등등은 정말 옛날 우리 전통의 모습이지,
지금 현재의 한국의 모습은 아니다. 전통은 알릴 수는 있어도 공유는 힘들거든.
갑자기 고추장을 들이밀면서 '이것이 한국의 맛이야, 먹어봐.'라고 할 순 없는 노릇이거든.
한국에서는 한국음식 잘 먹는 외국인들을 많이 조명하면서,'우리 음식이 세계적이야~'라고 자부하는데,
사실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 세계엔 훨씬 많다. 해서,
강요하지 않고도, 배우지 않고도 자연스레 공유할 수 있는 현 한국의 모습이 있어야 할텐데.
그러기위해서는 나 부터가 자연스럽게 몸에 익힌 한국 문화가 있어야 할것이고.
아쉽게도 나도 그다지 한국적인 문화를 잘 배우지 못한 환경에 있었었고.. 음...
젓가락 문화나, 밥을 먹는 문화, 인사하는 문화까지
여기사람들은 그냥 '일본 문화'인 줄 알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 문화를 익힌 사람은 제법 스스로 세련되다고 생각하기도.
그 문화가 우리 문화이니 뺏어오자라는 말은 아니고,(저것들은 그저 아시아 문화)
그저 그냥 강대국이 아닌 나라에서 온 사람으로서 마음이 괜히 짠하다는거다.
'우리나라에도 있는거야.'라고 말을 해도 그들은 별로 귀담아 듣지 않고.
한마디로 그들한테는 별로 신기하지도 않고, 알고싶지도 않은거다.
그러다보니 존재감은 제로가 되어갈 수 밖에.
아무리 차를 많이 팔아 인지도가 높아져도, 우주선이 나오면 한국은 잊혀지는거다. ㅡㅡ;
뭐, 그냥 많이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끄적끄적.
대체 왜 그럴까의 물음표를 쫓아간 곳에는 자부심 없는 국민들의 마음이 보이는듯.
경쟁에서 이긴 자만을 예뻐하는 한국 문화가 이런 모습을 나았는지도 모르겠고.
아, 권력자 신봉 문화도 이유 중에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무논리일지 모르겠지만, 그 옛날 사대주의가 아주 뼛속 깊이 뿌리박혀서
'외국문화 향유=권력'이라는 생각때문에 그토록 꼬부랑 문화 홍수에서 사는것일지도.
그토록 영어 교육에 열광하는것도 실은 이해가 잘 안간다.
식민지도 아닌데, 모두가 그렇게 외국어를 배워야 할 필요는 없다고본다.
필요한 사람들은 자신의 전공에 따라 어떻게든 배우게 되지 않을까?
그 시간에 한글이나 더 배우게 할 것이지. 과연 모두가 배운다고 해서 모두에게 가능성이 열릴까?
영어 교육의 기회가 확대되고, 균등하게 배분된것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이건 뭐 곪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더 드니 원.
영어 교육 수준을 점차적으로 높여야 할 일인데, 아예 처음부터 원어민 수준을 원하는듯.
좀 불친절해도 프랑스인들이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어만 쓰기를 고집하는 모습이나,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스파게티로 이탈리안들이
정말 보통사람도 외국에 가서 장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모습이나,
자신들의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고 뉘우치는 모습에도 홀대받지 않고,
또 스스로 기죽지 않는 독일인들의 모습,
기모노 입은 사진을 그들의 집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문화 자체를 캐릭터로 굳힌 일본인들의 모습들이
그저 부러울 뿐이다. 음..
나 또한 지금의 한국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을 한국인일텐데, 대체 뭘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